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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안 본 눈 삽니다

<거의없다의 방구석 영화관>이라는 책을 아시나요?

'어떤 유튜브 채널 구독하세요?'

상대방의 취향을 알아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질문이 아닐까 싶다. 나부터 밝히자면 미스터리, 범죄에 관한 이야기, 강아지와 고양이, ASMR, 그리고 영화를 좋아한다. 영상 편집과 홈트에 관심이 있고, 깔끔하고 갬성적인 브이로그보다는 수더분하고 자연스러운 브이로그를 주로 본다. 반면, 먹방은 깔끔하게 먹는 것을 좋아한다. 

 

책 사진을 올려놓고 갑자기 유튜브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오늘 영화 유튜버가 쓴 책을 소개할 생각이기 때문이다. 제목은 <거의없다의 방구석 영화관>, 지은이는 거의없다다. '거의없다'라는 유튜버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3년 전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드는 찝찝함과 아리송함의 출처를 속 시원하게 알려준다는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됐는데, 알다시피 발에 채이는 게 영화 유튜브 채널인지라 다르면 얼마나 다를 텐가 싶어 그리 기대가 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웬걸....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지? 알고 있는 영화도 엄청 많고 영화에 대한 지식도 상당하다. 뭐 영화 전문 유튜버니까 그럴 수는 있겠지. 내가 가장 놀란 것은 다수의 영화 속 장면을 끌어와 자기가 이야기하고 싶은 바로 그 부분에 그야말로 적재적소에 배치해 리드미컬함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표현력이 부족해서 잘 와닿지 않을텐데 그렇다면 직접 아무 영상이나 찾아서 보면 된다.

 

 

거의없다

 

www.youtube.com


걸작(傑作)이 아닌, 망작을 분석한다는 점도 특이했다. 이 사람은 망한 영화를 걸작(乞作)이라고 부른다. 한자 乞은 빌다, 구걸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거의없다는 망한 영화 전문 유튜버였던 것이었던 것이엇떤 거시다.... 이 채널에서 한 번쯤 다룬 영화들을 보면 감이 올 것이다. 리얼, 자전차왕 엄복동, 브이아이피, 발레리안:천 개 행성의 도시, 창궐, 데자뷰 등등.. 최근에는 #살아있다에 대해 코멘트한 영상이 올라왔다. 

간혹 '어, 이 영화도 망작이라고?' 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도 있다. 실미도, 7번방의 선물인데, 영상을 보고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거의없다가 다룬 영화들 가운데 내가 본 영화는 그리 많지 않다. 왜냐면 '보지 마세요'라는 말을 듣고 지갑을 지켰기 때문이다. 개중에는 나름 시간 때우기용으로 괜찮다는 평가를 가진 영화도 있어서 IPTV로, 넷플릭스로 한 번 볼까? 싶었던 영화들도 있었는데 거의없다 덕분에 소액결제는 물론, 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었다.

 

나도 영화 취향이 까다롭지 않아서 시간을 때워주는 영화도 잘 보는 편인데 개연성과 상식이 없는 영화는 보고 싶지가 않다. 중학생들이 독후감을 쓸 때도 필요한 것이 개연성인데 9,000~11,000을 주고 봐야 하는 상업영화에 그게 빠져 있어서야 되겠는가? 그런데 생각보다 많다. 화려한 출연진과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엉성한 시나리오를 가리려고 한 영화들이... 작년에 무려 극장에서 본 <변신>이라는 영화가 그랬다. 성동일, 배성우, 장영남이라는 엄청난 배우들을 데려다 찍은 영화건만 일개 취미로 영화를 보는 나부랭이(=나)에게도 엉성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화관을 자주 찾지는 않지만 당분간 웬만히 멀쩡한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는 발길을 끊어야 겠다고 생각하게 해준 작품이다. 아 아직도 짜증나

 

아무튼 거의없다는 이런 영화들을 가져와서 한 장면 한 장면 몽둥이찜질을 해댄다. 그러면 어떤 영화에서 베껴온 것인지, 어떤 거짓말로 관객을 속이고 있는지, 역사를 얼마나 왜곡했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영화 대부분이 그렇고 영화 해빙이 그랬고 또 영화 실미도가 그랬다. 극장에서 영화 해빙을 보고 나올 때 왠지 다 이해되지 않고 의아한 점이 있었는데 나는 내가 바보라서 이해를 못했거나 집중을 안 해서 놓친 줄 알았는데ㅎㅎ...


쓰다 보니 유튜버 추천인지 책 추천인지 구분이 안 된다. 그런데 어쩔 수 없는게 지금 할 수 있는 말이 '책 한 번 읽어보세여ㅋ'뿐이다. <거의없다의 방구석 영화관>은 이런 예리함과 말빨을 가진 유튜버가 쓴 책이다. 말빨이라는 말이 나와서 한 마디 더 하자면 나는 거의없다가 빙빙 돌리거나 현학적인 표현을 쓰지 않고 솔직하고 시원시원하게 말하는 게 좋다. 그래서 종종 유튜브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면 라디오처럼 켜 놓고 듣곤 하는데 이야기 하는 게 너무 재밌어서 시간이 늦어도 끝까지 듣는 편이다. 

 

책을 읽다 보면 이 유튜버가 만든 영상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영상을 몇 개 보고 나랑 잘 맞다 싶으면 바로 책을 사도 괜찮을 듯하다. 꼭 영화 이야기만 있는 것도 아니다. 나보다 좀 더 오래 산 사람이 해주는 좋은 말도 있고 동기부여가 되는 말도 더러 있다. 좋은 영화를 보고 싶은데 뭘 봐야 할지 모르겠다면 책에서 소개하는 영화를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를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거의없다의 방구석 영화관

세계 최초 망한 영화 리뷰 〈영화걸작선〉의 바로 그 유튜버,〈방구석 1열〉 내레이션의 바로 그 고막남친,싸가지가 거의 없는 말솜씨와 소름 끼치게 시원시원한 크리에이터 스킬이이번에는 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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