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볼 영화를 찾다가 발견한
스칼렛 요한슨 주연 <레이디스 나잇>,
원제목은 Rough Night이다.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제스(스칼렛 요한슨)의 브라이덜 파티를 위해
10년 만에 만난 5명의 대학 동창들,
코카인과 술을 동원한 광란의 홈파티를 즐기던 중
앨리스(질리언 벨)의 실수로
스트리퍼가 죽는 사고가 벌어진다.
선거 출마를 앞둔 제스,
전남편과 양육권 소송 중인 블레어(조 크라비츠),
한번만 더 사고를 치면 감옥에 오래 있어야 하는
프랭키(일래너 글레이저) 등이
시체를 수습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는 내용이다.
가볍게 보는 코미디 영화라
큰 기대를 안 하고 봐서인지
영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전체적인 구성도 마음에 들고 웃기기에만 급급한
코미디 영화에서 자주 놓치는 개연성도
나름대로 납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레이디스 나잇>이 제스의 브라이덜 파티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하니, 브룸 파티를 소재로 한 영화
<행오버> 시리즈가 떠오른다.
<레이디스 나잇>이 <행오버>보다 박진감이
덜하다거나 '코미디'보다 스트리퍼의 시체를
숨기는 스토리의 비중이 더 높다는 등
두 영화를 비교하는 리뷰가
보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두 영화를
상세하게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레이디스 나잇>을 본 사람이
<행오버>를 떠올리는 이유는
영화의 소재 때문이 아닌가?
'<행오버>의 이름을 빌렸으면서
<행오버>스럽지 않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평에는 동의하지 못하겠다.
나는 오히려 끊임없이 몸을 날리며
관객을 웃기려 하는 것보다
스토리가 있는 영화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새삼 <행오버> 시리즈가 3편이 나오는 동안
<레이디스 나잇>과 같은 영화가 이제서야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영화들이 흥행하고
재생산되다 보면 보통 '남자는 커서도 애야.' 라고
소비되던 말이 '여자는 커서도 애야.'로
사용될 때 어색하지 않을 날도 오긴 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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