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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안 본 눈 삽니다

킬러 인사이드: 아론 에르난데스는 왜 괴물이 되었나? 스포 있을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추천


오늘은 <타이거킹: 무법지대> 다음으로 흥미롭게 본 넷플릭스 다큐를 소개해볼까 한다. 제목은 <킬러 인사이드: 아론 에르난데스는 왜 괴물이 되었나?>다. 풋볼을 잘 알지도 못하고 아론 에르난데스라는 사람은 더더욱 잘 모르는데 어쩌다 이걸 보기로 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만 총 세 편으로 구성된 시리즈를 다 보는 동안 다양한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것 같다. 아직 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한 번쯤 시간 내서 봐 볼 만하다.

 

아론 에르난데스(Aaron Hernandez)라는 사람은 잘나가던 미국 풋볼 스타다. 아래 기사에 따르면 23세 생일을 앞두고 미국 메사추세스주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4천만 달러에 계약을 했다고 한다. 거기에 여자친구와 귀여운 딸랑구까지, 아론 에르난데스의 인생은 탄탄대로처럼 보이기만 했다.

 

 

The Tragic Death of Former Patriots Star and Convicted Murderer Aaron Hernandez - Sportscasting | Pure Sports

Aaron Hernandez went from being a star for the Patriots to taking his own life in prison, which left more questions than answers.

www.sportscasting.com


그러던 그에게 이중 살인사건 혐의 소식이 전해진다. 한 건은 여자친구 동생의 남자친구인 오딘 로이드 살해 혐의, 그리고 한 건은 보스턴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다. 아론 에르난데스는 오딘 로이드 사건으로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보스턴 살인사건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 받는다. 다큐 내용에 따르면 이 때만 해도 아론 에르난데스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 즈음,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한 기자가 "아론 에르난데스의 오딘 로이드 살해 동기를 알고 있다"며, 그것을 아론 에르난데스의 성적 지향과 연관지었다(재판에서는 한 번도 아론 에르난데스의 성적 지향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런 말이 나온 뒤, 아론 에르난데스는 감옥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다. 그의 이마에는 예수를 통한 영생을 의미하는 구절 '요한복음 3:16'이 적혀 있었고 약혼녀, 딸, 변호사에게 편지를 남겼다.


동성애자인 풋볼 스타

미국이 개방적인 나라라고 하긴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사방팔방으로 열려있는 것만은 아닌 듯하다. 특히 '남성성'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풋볼 선수들 사이에서는 동성애자라는 것이 외모가 다르고 성격이 다른 것 정도로 인식되지 않고 하나의 약점이 된다.

 

아론 에르난데스는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인지했지만 게이 포비아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신의 성적 지향을 꽁꽁 숨기고 살았다. 더 나아가 암암리에 '동성애자인 풋볼 선수는 있을 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세계로 뛰어들면서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아마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는 있었어도 혼자만 알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연기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 간의 괴리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을 것 같다. 

 

풋볼 선수들의 외상성 뇌병증

풋볼 선수들을 보면 강인함, 우람함, 단단함과 같은 단어들이 떠오른다. 과장을 섞어서 말하자면 저 팔뚝으로, 저 손으로 농구공을 튕기면 공이 대기권을 뚫고 나갈 것만 같고, 우연히 옆을 지나가다가 어깨에 치이면 8차선 도로 바깥까지 튕겨나갈 것 같다. 풋볼은 이런 몸을 가진 장정들이 우르르 몰려 몸싸움을 해가며 점수를 쌓는 스포츠다. 치열하게 경기를 하다 보면 팔뚝에 맞는 일, 손에 맞는 일, 어깨에 치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자연히 부상을 입는 사람들이 나오고, 선수들이 겪은 부상은 하나 둘 모여 후유증을 만들어낸다. 

 

보스턴 대학의 한 박사는 기증 받은 아론 에르난데스의 뇌를 분석했다. 박사의 말에 따르면 판단력과 인지능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두엽이 나이에 비해 많이 손상됐다. 전두엽이 손상되면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수 있는데, 일각에서는 이 점에 주목해 아론 에르난데스를 둘러싼 일련의 살인사건과 자살이 선수 시절 그의 머리에 가해진 크고 작은 충격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는 듯하다.

 

충격이었던 것은 풋볼 선수들이 하도 이리저리 머리를 많이 부딪치다 보니 뇌진탕을 겪는 것이 일상이라는 점이다. 아론 에르난데스의 한 동료는 "아론이 수시로 뇌진탕을 겪은 것은 사실"이라며, 손으로 툭하고 머리를 건드렸는데도 뇌진탕을 겪었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이 추측에 100% 동의하지 않는다. 평범한 사람들보다 머리에 충격을 가하는 일이 많다 보니 외상성 뇌병증(CTE)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그것이 아론 에르난데스의 살인 혐의나 자살의 원인으로 단정짓는 것은 위험하다. 이 추측에 동의하려면 '그럼 모든 풋볼 선수들이 잠재적 살인자인가?'라는 물음에 대답할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어야 할 것 같다.


넷플릭스 다큐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어디서 이렇게 자극적인 소재들을 찾아오는지 궁금하다. <타이거킹: 무법지대>도 그렇고 이번 다큐도 그렇듯, 뭐 하나 순탄하게 흘러가는 것이 없다. '다큐멘터리' 하면 <인간극장>이 가장 먼저 떠오르던 나에게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다음번에는 <비크람: 요가 구루의 두 얼굴>이라는 다큐에 대해서 써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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