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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안 본 눈 삽니다

위험한 이웃(2017) 넷플릭스 다큐 추천! 스포 있을유


충격실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여러모로 안 본 눈 삽니다...


오늘 소개할 콘텐츠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위험한 이웃>이다. 제목처럼 아주아주 위험한 이웃에 대한 이야기가 도사리고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해야 될지도 모르겠다. 늘 그렇듯 스포가 있다고 써 두었으니 다큐멘터리를 본 이들만 찾아올 것이라는 전제 하에 줄거리는 아주 간략하게만 적어보려고 한다.

 

대문을 걸어잠그고 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안전하고 평온한 마을에서 12살 소녀가 납치된다. 범인은 다정한 이웃이자 가족의 절친한 친구였던 친절한 옆집 남자, 로버트 버치톨드였다. 아이들에게도 친절한 그였지만 버치톨드는 이웃집의 첫째 딸인 잰에게 특히 관심이 많았다. '돌리'라는 별명을 지어 부를 정도로. 어느 날 버치톨드는 아메리카 폭포에 승마를 하러 가겠다고 하고는 잰을 데리고 사라진다. 그러고는 영영 가족과 헤어질 뻔 한다. 

 

이쯤이면 스멀스멀 빡침이 올라올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정말 혈압이 오를 일이 아직 남아 있으며, 그 과정에 적잖은 황당함까지 더해진다는 것이다.


브로버그 부부와 버치톨드

 

버치톨드가 잰의 부모인 브로버그 부부네 이웃으로 이사 온 뒤의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을 따르다 보면 브로버그 부부에게 '이 지경이 되도록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누가 봐도 성인 남자가 딸에게 지속적으로 접근, 집착하고 있는데 그런 것이 부모님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았을까? 안타까운 마음에 그런 생각이 들 수는 있지만, 브로버그 부부 역시 사기꾼에게 감쪽같이 속고, 간접적인(?) 협박을 당한 피해자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버치톨드는 잰 이전에도 어린 소녀들에게 몇 번 접근했다가 부모에 의해 저지당한 적이 있다. 전문가는 이 경험으로 인해 버치톨드는 부모가 눈치 채기 전에 부모와 아이 사이를 갈라야 겠다는 생각을 했을 거라고 한다. 이를 위해 버치톨드가 쓴 방법은 잰과 브로버그 부부를 설득해 잰이 방을 따로 쓰게 하는 것과 브로버그 부인과 남편인 브로버그에게 각각 접근하는 것이었다. 부부 사이에 서로를 의심하는 마음과 서로에 대한 죄책감을 심어 미처 아이들을 돌보지 못하게 하는 버치톨드의 계략이었던 것 같다. 미친새기...  

 

브로버그 부부에게 '왜'라며 질책 섞인 질문을 하기보다 순수한 브로버그 부부를 속이려 작정하고 덤빈 버치톨드를 비난해야 할 것 같다.


그루밍 성범죄

 

버치톨드를 따라 집을 나선 잰에 대해서도 아주 잠깐이나마 답답함을 느꼈던 것 같다. 왜 더 빨리 깨닫지 못했을까? 왜 늙다리 아저씨에게서 빠르게 벗어나지 못했을까? 같은. 물론 이 생각은 안타까운 마음에 순간적으로 든 생각이지, 12살 짜리 꼬마에게 성인만큼의 이성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거기다 잰은 자신의 부모님까지 감쪽같이 속이고,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그루밍 성범죄를 당하고 있었던 피해자가 아닌가. 

 

나이는 어리지, 상대는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친구지, 부모님과도 잘 지내는 사람이라 '외계인' 운운 하면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것을 보고 사기라고 생각했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와는 별개로ㅎㅎ 버치톨드가 잰을 꾀어낼 때 사용한 수법이 너무 희한하다. 외계인이요...? 뭔 개소린지... 이딴 허술한 거짓말이 먹혔던 것은 버치톨드가 대가리를 잘 굴려서일 수도 있겠지만, 당시는 그루밍 성범죄라느니 소아성애자라는 말조차 흔하게 쓰이던 때가 아니었던 것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다. 수사에 참여한 경찰의 인터뷰에 따르면 당시(70년대)에는 '소아성애자'라는 말이 사전에는 등록돼 있어도 거의 쓰지 않는 말이었다고 한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드는 등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 그루밍 성범죄의 피해자인 잰은 버치톨드와 함께 멕시코로 떠나 결혼을 하기에 이른다. 심지어는 나중에 버치톨드로부터 분리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을 때도 자신은 버치톨드를 사랑한다고 착각하면서 그와 연애편지를 주고받기도 하고, 집에서 탈출해 버치톨드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 잠적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에 남은 과제

 

2008년, 초등학생을 납치, 성폭행한 혐의로 복역 중인 범죄자가 오는 12월 13일에 출소한다고 한다.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법원은 가해자의 나이가 많고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12년형을 선고 받은 사실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잊을만 하면 가해자의 근황이라느니 출소가 몇 년 남았다느니 하는 글들이 인터넷에 올라오곤 했으니까.

 

최근에는 두세 달 앞으로 성큼 다가온 그의 출소 예정일과 함께 법무부가 해당 재소자의 재범 가능성이 높다는 성격 검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더욱 논란이 됐다. 법무부가 검토한 성격검사 결과에 따르면 그는 분노 통제가 어렵고 신체 위협 등 극단적 분노 표출 가능성이 있다. 글쎄, 그렇다고 할지라도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다시 수감할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 같으니 비극이 또 발생하지 않도록 촘촘한 대처가 필요할 듯하다.

 

어린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는 비단 앞에서 이야기한 범죄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에만 하더라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을 착취한 가해자들이 줄줄이 기소되지 않았는가. 하지만 초등학생을 납치하고 성폭행해 12년이라는 가볍디 가벼운 형을 준 2008년이나, 성착취 비디오 웹사이트를 운영한 사람이 고작 1년 6개월 징역 생활을 마치고 만기 출소한 2020년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 이쯤 되니 매번 속으면서 '앞으로는 나아지겠지' 하는 정상적인 국민들만 바보가 되는 것 같다. 

 

지금 미국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저지른 범죄를 무섭게 벌하는 국가 중 하나다. '소아성애자'라는 말조차 사용되지 않던 시절에 발생한 이 사건(혹은 비슷한 사건들)을 계속해서 검토하고, 법을 고쳐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런 노력은 이미 비슷한 일이 발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필요하다. '대책이 없나?', '법이 마련되지 않아' 하면서 뒤늦게 피해자의 이름을 딴 'ㅇㅇ이 법' 같은 것을 만들지 말고 한 발 앞서나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법이 마련되어야 하겠다. 오늘 일을 내일 미루지 말자는 말처럼!!!

 

 

♨☎☞♧ 지난 글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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