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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안 본 눈 삽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2020) 스포 있을유

1년 전, 추리소설을 영화화한다는 소문을 듣고 도서관에서 원작 소설을 빌려본 기억이 난다. 그 소설책의 이름이 바로 소네 케이스케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다. 나는 영화로 만들어지기 전에 원작 소설을 미리 읽어보는 것이 재밌다. 이 이야기가 영화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이 인물은 누가 연기를 하게 될까? 소설이 재밌을까, 영화가 재밌을까? 하면서 개봉일을 기다리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하정우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 <허삼관 매혈기>도 미리 소설책을 읽으면서 영화가 개봉되기를 손꼽아 기다렸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는 개봉일을 기다리고 말고 할 것이 없었다. 이상하게도 책을 읽고 나서 책 제목도, 줄거리도, 결말도 깡그리 잊어먹었기 때문이다. 영화가 개봉하고 나서도 한동안 관심이 없다가 평소 즐겨 보던 영화 리뷰 영상에서 접하고는 기억 세포들이 다시 살아났다.


일본 소설책 느낌 물씬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어서인지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도 일본풍이 짙게 느껴졌다. 중만의 집, 미란의 집에서도 느꼈고 오프닝 부분과 엔딩 크레딧 부분에서도 그랬다. 찾아보니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은 아니더라. 사실 이건 그렇게 중요한 포인트는 아니다. '그냥 그랬다고'다.ㅎㅎ

 

원작이냐, 영화냐

원작을 영화화했을 때 매번 빠지지 않는 논란(?)이 바로 원작이 낫네 영화가 낫네 하는 문제가 아닐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경우에는 우선 원작은 괜찮았고, 영화도 괜찮았다. 사실 우열을 가리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이 영화 자체가 원작의 흐름을 충실하게 따랐다. 다만, 영화가 소설보다 보기가 편했던 것 같다. 영화나 소설 둘 중 하나라도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첫 장면에서 중만이가 돈 가방을 발견한 시점과 곧이어 미란이, 태영이+연희가 등장하는 시점이 다르다. 막판에 '아 중만이가?' 하면서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추듯 모든 것을 알게 되는 재미를 맛보려면 중간 중간 작가 또는 감독이 주는 힌트를 잘 받아 먹어야 하는데, 나는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소설을 읽을 때는 그게 잘 안 됐던 것 같다. 영화에서는 첫 부분부터 나오는 토막시신 뉴스, 실종된 형사를 찾아 다니는 사람 등 힌트가 될만한 요소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


잔인한 장면?

나는 이 영화를 부모님과 함께 봤다. 민망한 장면은 없었지만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잔인한 장면이 많아서 몇 초 동안 난처함을 겪었다. 나는 붕어(박사장의 부하)가 연희를 죽이고 나서 돈가방을 찾아가지 않은 장면이 가장 소름 돋았다. 연희를 죽이는 데 쓴 칼을 가방에 천천히 집어넣으면서 사라지는 장면에서 그에게 '박사장의 원한을 갚았다'라든지 '돈가방을 되찾겠다'와 같은 감정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붕어는 박사장을 대신해서 연희를 죽인 것도 아니고 박사장의 돈을 찾기 위해 연희를 죽인 것도 아니다. 뭐지 싸이코패스인가?

 

명불허전 전도연

마지막으로 배우 전도연이 연기하는 것을 본 게 드라마 굿와이프다. 그래서 전도연이 연기하는 연희가 더 충격으로 느껴진 것 같다. 뭐 전도연이 연기를 잘하는 것이 나에게는 워낙 당연해서 그러려니 하고 보다가 태영이의 집에서 형사와 셋이 술을 마시다가 자신이 죽인 미란이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잔인해~~~"라며 술을 마시는? 따르는? 장면에서 박수를 칠 뻔 했다. 와 이렇게까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예전에는 약간 피곤해 하는 듯한 전도연의 목소리가 좀처럼 적응이 안 됐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매력적이라고 느낀 것 같다. 

 

간만에 기승전결이 존재하는 한국영화를 본 듯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모든 것은 돈 가방과 함께 시작되었다.]사라진 애인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리며 한 탕을 꿈꾸는 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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